헤어질 결심 - 엔딩 크레딧 올라가는 거 안보고 그냥 나왔다
감독이 저런 거에 로망이 있나 누가 저렇게 따라다녔으면 좋겠어서 저런 스토리를 만들었나
결정적으로는 그 붕괴 부분의 대사를 사랑한다는 말로 해석하는 여주가 납득이 되는가의 문제 같다
나는 그 부분이 전혀 사랑한다는 말로 안 들린다. 정말로 직업적 자부심이 붕괴되고 ... 직업에서 원칙을 지킴으로써 자아정체성을 수립하던 사람이 ... 스스로 가장 경멸하던 자들이나 하던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되는 장면으로 보임. 재수사를 할 결정적 증거를 인멸하라고 조언하니깐. 나는 그냥 그게 본인이 먹고 살아야 하니까 - 이 직업 아니면 다른 일 할 것이 없으니 - 어쩔 수 없이 하는 선택처럼 보이고, 그래서 이기심으로 해석된다. 그게 어째서 사랑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음.
엔터테인먼트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 영화평론가들도 마찬가지 - 모든 엔터테인먼트 장르들의 주된 주제가 사랑이므로 저런 장면과 대사를 보고도 사랑과 관련해서 해석되는 것 같고, 나는 내 본업 상 저런 장면을 보면 인간의 이기심과 관련해서 해석이 되는 것 같다.
엔터테인먼트 그사세라는 걸 절감하게 되는 영화였다. 그리고 이 영화를 계기로 엔터테인먼트와 헤어질 결심을 했다. 우영우는 보던 거니까 - 잘생긴 이준호씨가 나오니 ㅋㅋ - 그것만 마저 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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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좋거나 또는 인상적이라고 느끼게 되는 지점은 어디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감상 당시에는 별로였으나 내 인생 경험이 쌓이면서 재평가를 하게 되는 영화들도 있긴 하다. 헤어질 결심을 보고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 중에서 올드보이보다도 나은 영화다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니까 어쩌면 내가 놓치고 있는 뭔가가 있을 수도 있어서 리뷰를 몇 개 읽어봤다. 견강부회 같다. 탕웨이가 아니라 좀 덜 예쁜 배우였다면 괜찮았을까, 좀 더 스토커 느낌이었으면 나았을까 생각해 보지만, 감독이 말하고 싶은 건 그런 느낌이 아닌 것 같다. 나는 영원히 공감하지 못할 듯. 도대체 감독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가 마지막 장면의 박해일처럼 헤매고 있는데, 김신영이 말한 것처럼 범인은 이미 잡혔을 지도. 정말로 엔터테인먼트의 주제의식은 사랑이고 나는 그런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ㅋ
우연인지 필연인지 우영우의 주제의식도 사랑으로 변했다. 시청률은 전무후무할 기록이 나온다고 한다. 확증편향인지 몰라도 "역시 엔터테인먼트는 ..." 싶다. 만약 내가 우영우를 계속 본다면 그저 공부하기 싫어 시간을 보내느라 시청하는 것에 가깝지 우영우 드라마 자체가 너무 좋아서 그런 것은 아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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