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적는 무언가가 누군가에게 clue가 될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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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때문에 미국이 러시아와 협상/제재에 나서고 있다 - 자세한 건 부다페스트 조약 기타 전문가들이 쓴 우크라이나 사태 분석기사들 참조

 

러시아 협상에 미 국무부장관보 (? deputy secretary)가 갔는데 이 사람 별명이 silver fox 라고 함 

이란과 핵협상 할 때 이란 관계자들이 욕하면서 그 여시같은 년 - 하고 불렀는데 ㅎㅎ 그게 자국 입장에서는 협상을 잘한다는 뜻이라 - 별명이 되었다고 

 

https://www.bbc.com/news/world-us-canada-59946364

 

Can the 'Silver Fox' outwit Vladimir Putin?

Wendy Sherman, a former social worker-turned-top US diplomat, is helping lead US-Russia talks.

www.bbc.com

 

 

이 사람이 걸어온 이력이 특이한데

원래는 보육교사로 출발해서 ... 유치원 선생님 ㅎㅎ 그러다가 교육불평등 해소를 위해 지역공동체에서 일하게 되고 그러다가 정책일을 하게 되고 ... 그러다가 고위급 외교관이 되었음 - 어린이들에게 채소를 먹이는 것과 이란이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에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 모를 일이긴 하지만 ㅎㅎ 좀 알 것도 같기도 하고?

 

이 분이 보육교사로 어린 아가들과 씨름하고 있을 때에도 세계평화에 위협적인 일은 얼마든지 있었을 것임

그렇지만 당시에 세계의 일을 걱정하기 보다는 어린 아가들 하나하나와 잘 씨름하고 애들에게 말로 타일러서 채소를 먹이는 방법을 연구하신 결과 ㅎㅎ (농담임) 협상의 거장이 되셨다는

 

... 

 

그래서 나는 그냥 ㅎㅎ 내가 지금 우크라이나 일을 걱정하기 보다는

내 할 일을 좀 더 잘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 낫겠지 않나 ... 그렇다고 세상 일에 신경끄고 살 것은 아닌데

어쨌든 나보다 더 경험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 이 상황을 현명하게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 나 혼자 화를 내고 있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 것도 아님 / 내가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었다면 화가 나기 보다, 먼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들이 떠올랐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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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돌란 추기경님이 오늘 해주신 말씀을 듣고 위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늘 하신 강론은 그냥... church라는 건 공동체라는 건 body 한 덩어리이지만 many parts 여러 부분들이 있다고

심장도 있고 새끼발가락도 있다고  ... 그리고 다 각기 해야 할 역할들이 있다. 

새끼발가락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내성발톱생기면 아파서 많이 걸어다니지도 못하고 - 그러면 운동을 못하니까 심장에도 문제 생길 수 있지  (이건 내가 추가)

 

추기경님이 아직 젊을 때 캘커타의 테레사 수녀님이 추기경님 있으신 곳을 방문하신 적이 있단다. 한 시간여 담소를 나누시고는 ... 그런데 지금 내가 먹은 차와 케이크는 누가 준비한 건가 물으셨단다. 신부님+수사님들이 ... 요리하는 수녀님이 따로 있다고 말씀하시니까 테레사 수녀님이 .. 요리해준 그 분을 만나고 싶다고. 마침 요리해주신 분도 세례명이 테레사 ㅎㅎ 요리사 테레사 수녀님이 캘커타의 테레사 수녀님을 보고는 너무 좋아하면서 - 나는 절대 캘커타의 수녀님이 하시는 일 같은 건 못할 거다 라고 하셨단다. 그랬더니 캘커타의 테레사 수녀님이 하신 말씀이  "그거 참 다행이네 - 나는 당신처럼 요리를 할 수가 없어요" ㅎㅎ 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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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재능에 따라 각자의 역할을 "잘" 하면 된다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게 되겠지만, 대신에 지향하는 바가 같으면 ... 그러면 같은 길을 함께 걷고 있는 셈이 된다 ㅎㅎ 

관심 있게 지켜보고 응원해야 할 때 응원하고, 해당 입장을 옹호하는 말싸움을 해야 할 때는 적극적으로 나대기도 하고 ㅎㅎ 

그럴 수 있으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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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앞에 앉아서 키보드나 두들기고 코딩이나 하고 있는 게 ...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당장 거리로 나가서 소리를 지르거나 1인 시위를 하거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지금 나 먹고살자고 하고 있는 일이 신선놀음처럼 느껴질 때.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자괴감이 들 때.

 

그럴 때 마다 이 글을 다시 보면 좋겠다. 

아직은 아닌 거고, 좀 더 전문성을 쌓아야 하고... 그리고 10년-20년 쯤 경력이 쌓이게 되면, 그때는 또 모르지. 

 

내 역할을 "잘" 하면서도, 동시에 내가 "현실의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고민하는 건... 물론 끊임없이 해야한다. 그렇지만 내 역할을 잘 하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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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달 후 업데이트 - 2022년 3월 28일)

 

내 블로그에서 이 글이 제일 꾸준하게 인기있다. 내가 이 글을 쓸 때는 정말 무력감이 많이 들 때, 무기력하다고 느낄 때였다. 그래서 나 스스로를 다독이고 격려하려고 이 글을 썼었다. 이 글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위기가 발발하기 딱 한 달 전, 2022년 1월 24일에 쓴 글이고 그 때부터 이미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포진해 있던 상태였다.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고, 지금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위기가 발발하고 딱 31일차가 되었다. 푸틴은 정말 많은 것을 잃었다 - 너무 많은 것을 잃었기 때문에 더더욱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전례없는 경제제재와 장래 러시아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끝나지 않고 민간인 희생이 더 커지는 걸 보면서 내 무력감은 더 하면 더했지 덜해지지 않은 것 같다. 

 

어쨌든...  

 

전쟁의 참상을 목도하면서 극도의 무력감과 우울감을 겪고 있었다... 지금은 조금 괜찮아졌다. 책 몇 권을 읽은 덕분이다. 

극도의 우울감에서 조금 벗어나게 도와준 두 책을 소개함 (결국 책광고인가 ㅋㅋ)

그런데 한국어 책 제목이 너무 과격한 감이 없지 않다...

 

첫째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질 볼트 테일러 박사 저

교훈: 뇌는 잠깐 망가지더라도 다시 고쳐서 쓸 수 있다. 고쳐 쓰는 뇌가 더 좋은 뇌가 될 수도 있음. 

뇌를 고치는 방법 = 지적 자극 (매일 매일 한발짝씩 발전하기) + 격려

못한 것보다 해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스스로 격려하되, 계속해서 발전을 위한 자극을 주어야 함!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55811887&orderClick=LEa&Kc=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 교보문고

뇌과학자의 뇌가 멈춘 날 | 한쪽 뇌가 무너진 날우리는 평소 뇌의 존재를 자각하며 살아가지 않는다. 공기나 물 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 뇌가 이상을 일으키면 인간은 존재 자체가 흔들린다.

www.kyobobook.co.kr

 

 

둘째 " 우울할 땐 뇌과학"  알렉스 코브 박사 저

교훈: 우울한 경향에 쉽게 빠지는 사람들의 특징은 불확실한 상황을 pessimistic 하게 해석한다는 것이다. 정말 좋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pessimistic 한 상황에 과몰입한다. 이런 사람들이 잘 하는 일이 있다 --> 위험관리, 안건의 미비한 점 보완하기, 현재까지 쌓여온 지식의 미비한 점 보완하기 (사견: 본인이 이런 성향이라면 대학원에 가라. 연구직이 딱이다.)

만약 이런 경향성이 과도하여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 이런 경향성을 본인이 의식적으로 적절히 극복할 수 있다.--> 처방제시

e.g.) 운동은 만병통치약이다. 운동하기 싫으면, 절로 춤이 추어지는 신나는 음악이라도 들을 것.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56757344&orderClick=LEa&Kc= 

 

우울할 땐 뇌과학 - 교보문고

최신 뇌과학과 신경생물학은 우울증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 아마존 심리 분야 장기 베스트셀러우울증에 대한 가장 참신하고도 근거 있는 접근일단 발병하면 최후 증상이 ‘자살’로 끝날 가능

www.kyobo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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