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릿저널이라는 신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위의 만화를 통해서였다. 12살 무렵 정도로 기억하는데 이모부네 집에 놀러갔다가, 이모부 책장에서 만화책을 발견하고 (!) 보기 시작한 게 캘빈과 홉스. 나름 킥킥 거리기도 하고, 재미는 없지만 다른 건 더 재미없으니까 계속 보고 있었다. (아직 인터넷도 없던 시절). 그러다가 위의 네 컷을 보게 됨.
꼬맹이 주제에 두번째 컷에서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줄줄 읊더니 그걸 근거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요구한다. 그리고 캘빈 아빠는 꼬맹이가 월스트릿저널을 읽어서 저렇게 똑똑해진 거라고 추측함. 나는 소년XX일보나 읽는데 저 아이는 진짜 신문을 읽는다고 ... 만화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캘빈을 질투했다 (12살이었다... ㅎㅎ 그런데 22살에 처음 봤더라도 충격이 비슷했을 것 같음).
그래서 미국에서 발행되는 신문들 중에 월스트릿저널을 제일 먼저 알게 되었다. 나중엔 그냥 한국의 여타 경제신문들 같은 거라고 간주하게 되어서 (실제로는 전혀 아니다) 뉴욕타임즈를 보는 것이 더 "세련된 지식인"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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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드랍아웃을 보면서 ... 5부까지는 "꼭 더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 하면서도 봤었다. 5부 마지막 쯤, 에리카 청 erika cheung 의 등장부터 스릴러 물로 변해서 끊을 수가 없었다. 떼라노스는 월스트릿저널의 특종기사로 그 사기의 전모가 드러나게 된다. 엘리자베스 홈즈가 지속적으로 월스트릿 저널 기자 존 케리루 jon carreyrou의 탐사를 방해하고 기사가 나오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 실제로 월스트릿저널 소유주의 루퍼트 머독 rupert murdoch에게 접촉해서 "be part of the story"가 되기를 부탁하는 이메일을 보냈다는 것 같다.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거니까 결국은 기사 없애달라는 소리다.
https://heromag.net/elizabeth-holmes-went-to-rupert-murdoch-to-kill-the-wsj-theranos-story
루퍼트 머독이 그럴 수 없다고 했단다. 단칼에 거절. 그리고 드라마를 보면... 엘리자베스 홈즈가 조지 숄츠 george schultz 에게도 가서 "루퍼트 머독에게 부탁했는데 부탁을 안 들어주더라"라고 말하고 조지 숄츠가 당황스러워 반응을 보이는 장면이 있다. 조지 숄츠는 어떤 인물이냐 하면 (아래 참조) ...
1992년 서울평화상 제2회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미-소 정상회담 성사와 핵확산 방지 노력 등이 수상 사유로 발표되었지만, 실질적으론 소련과의 막후협상을 통해서 북한이 1988년 서울올림픽에 대해서 무력도발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는 기여가 컸다는 후문이다.
하여튼 엄청난 인물인 것 같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홈즈의 변호사 데이비드 보이즈 david boies 도 마찬가지로 언론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대단히 강조한다.
아직까지도 한국의 풍토에 익숙해 있던 터라 위의 장면들이 너무 충격이었다.
(물론 다른 문화충격들도 많았다. 10년을 살았지만 아직도 미국을 잘 모른다...)
(월스트릿 저널... 원래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더 좋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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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출입기자 만찬 white house correspondents dinner 이라는 게 있다. 대통령도 참석하는 것이 관례이나 트럼프는 가지 않았었다. 코비드로 한동안 개최되지 않다가 2022년 다시 시작했는 모양이다. 어제 (4/30/2022) 유튜브에서 생중계되었다. 매년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초청되어 그 자리에 있는 대통령과 언론에 대하여 앞담화를 과감하게 한다. 올해는 트레버 노아가 했다 - 남아프리카에서 태어났고 국적도 남아프리카인을 유지하고 있네 (! 놀랍다). 트레버 노아가 한 농담 중에 제일 웃겼던 건, 정치인을 열광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은 가끔 환상 또는 비현실적인 것까지도 믿고 싶어 한다면서, "트럼프 지지자들은 2020 대선에서 트럼프가 이겼는데 개표조작이 있었다고 믿고, 바이든 지지자들은 2024 대선에서 바이든이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 이 말을 바이든 앞에서 했다 ㅎㅎ 바이든도 좋다고 웃더라고.
무엇보다도 마지막에 언론의 자유 (4차 수정헌법)에 대하여 언급했다. 언론의 책임감을 들었고, 우크라이나 위기를 언급했다. 러시아에 언론의 자유가 있었다면, 러시아 언론인들이 더 책임감 있게 행동했더라면,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의 희생이 줄어들 수도 있었다고. 미국 언론이 그걸 타산지석 삼기를 바란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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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언론의 자유와 책임감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언론사의 자본금 문제와 관련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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